서로 비밀로
정들어,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
하나, 하나, 먼저
세상을 떠나고 있다.

어디로 가는 것일까

눈 내리는 날 떠나는사람
비 내리는 날 떠나는사람
밤에 떠나는 사람

떠나는 날, 떠나는 시간을 택하여
눈을 감으면
몸은 허드레가 되어 세상에 버려지고
순식간에수억만리
혼백은 자취를 감춘다

잘난 사람도
못난 사람도
잘 먹던 사람도
못 먹던 사람도
혼백이 떠나면 추악한 시체

실로 그 혼백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
마침내 비밀이나 되는 듯이
약속이나 한 듯이
정을 끊고
숨어서 사라지는 그 몰인정

정들어, 잊을 수 없던 사람들이
순간, 순간, 먼저
세상을 떠나고 있다

어디로 가는지,
그건 비밀로